5부리그 최하위 축구팀을 응원하는 그녀들을 아시나요?
[2017-07-19]
“곧 죽어도! 불러본다! 고양시민! 축구단을!“
지난 15일 고양종합운동장 보조구장 펼쳐진 K3리그 베이직 11라운드 고양시민축구단(이하 고양)과 부여FC의 경기에서는 폭우속에서도 742명의 창단이래 최대 관중이 몰렸다. 더불어 전석 유료 관중이라 더 의미가 컸다. 홈 팀 고양은 아쉽게 부여에 1-2로 패배했지만 K3리그의 평균 관중수를 훨씬 웃도는 742명이라는 관중 숫자는 그동안 구단 마케팅을 위해 불철주야로 뛰어다닌 고양의 선수들과 관계자들을 기분을 좋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경기만큼 치열한 응원가가 흘러나오는 고양의 응원석 앞쪽을 지키고 있는 한무리의 여성 팬들이 눈에 띄었다. 축구를 웬만큼 좋아한다는 남자들도 쉽게 발걸음을 옮기기 힘든 ‘5부 리그격’ K3리그 베이직 경기를 이들은 매 경기 찾는다고 하는데 그 배경이 궁금해졌다.

[최근 전지훈련까지 다녀오는 열정으로 축구를 즐기고 있는 고양 벤투스 여성축구동호회 회원들]
이들은 다름 아닌 고양이 운영하고 스포츠브랜드 벤투스가 후원하는 고양 벤투스 여성축구동호회 선수들로 연고지 밀착 프로그램을 위해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는 고양의 또 하나의 결과물이었다. 평소 축구에 관심이 있었지만 직접 즐기기 힘들었던 고양의 여성 시민들을 위해 지난 2월 창단된 이 동호회는 회비를 따로 걷지 않는 대신 구단의 경기 참여를 독려한다.
실제로 그녀들은 축구동호회 활동이 있는 목요일과 K3리그 경기가 있는 토요일의 약속을 비워두며 한주를 시작하는 것이 익숙해졌다고 한다. 고양 소속의 선수들이 직접 축구를 가르쳐주기 때문에 매주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고, 주말엔 직접 선수들을 응원하다 보니 구단의 관계자들, 선수들과 친분도 쌓는 등 재미와 효율을 동시에 잡는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고양 벤투스 여성축구동호회 가입의 인연으로 구단 내 ‘맥파이 기자단’ 활동까지 하게 된 권민주양은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언니들과 경기장을 찾았지만 이제는 모두가 진심으로 고양을 응원하게 됐다”라고 밝혔으며, 또 “팀의 성적은 기대보다 좋지 못하지만 축구를 직접 하면서 그리고 팀을 응원하면서 끈끈한 정을 쌓을 수 있는 이 활동이 즐겁다”며 계속해서 고양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축구가 남성들의 전유물이라는 구시대적 발상은 깨진지 오래지만 대한축구협회 주관 대회 중 최하위 리그인 K3리그 베이직에서도 열띤 응원을 펼치는 그녀들의 모습은 상당한 신선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런 모습들은 올해부터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남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고양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탄생했기에 앞으로도 고양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고양의 여성 시민이라면 누구든지 이 동호회에 함께할 수 있으며, 남녀노소 누구든지 고양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을 방문해 고양을 응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