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민축구단의 역대 최다 관중 742명엔 이유가 있었다
[2017-07-18]
K3리그 베이직 11라운드가 지난 7월 15일 폭우속에서 고양종합운동장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역대 최다 관중 742명을 이뤄낸 고양시민축구단(이하 고양)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이 팀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K리그가 아니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주관하는 성인 리그 중 최하부리그인 K3리그 베이직에 참가 중인 팀의 이야기이다.

[구단 역사상 최다 관중인 742명이 찾아온 홈경기장]
지역 밀착 프로그램이 만들어낸 역대 최다 관중
고양은 2016 시즌을 마지막으로 지자체로부터 받는 지원이 끊겼다. 2017 시즌부터 홀로서기에 도전한 고양은 맥파이 기자단을 필두로 지역 내 밀착 마케팅을 심도 있게 진행하였다. 유치원을 찾아가서 무료 축구교실을 열어주었고, 축구 소외계층인 성인 여성 시민들을 위해서 고양벤투스여성축구단을 운영하고 있고, 전문적인 축구 교육이 가능한 성인 축구 클리닉을 열었으며, 아마추어 축구 클럽을 찾아가서 부상 방지 교육을 진행하고, 관내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풋살대회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무료 축구교실을 받은 유치원생 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경기장을 찾아왔고, 고양벤투스여성축구단 회원들은 서포터즈를 자처해서 열띤 응원을 벌인다. 성인 축구 클리닉 회원들은 코치들이 직접 뛰는 경기를 관람하고자 방문하였다.
이와 같은 지극히 고양시민들을 위해서 노력한 결과였을까? 고양은 작년까지 고양시를 연고로 K리그 챌린지에 참여했다가 올해 해체한 고양 자이크로 FC의 2016년 평균 관중수 보다 많은 평균 관중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부터 바뀐 유료화 정책
내셔널 리그를 포함해서 K3리그 대다수의 팀들이 홈경기 무료 관람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고양은 무료 관람 티켓이 없다. 이번 홈경기 역시 청소년까지 모두 유료 관람을 시행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티켓 금액은 청소년 3,000원부터 성인 10,000원까지 티켓 금액도 다양하다.

[고양은 지역 내 우수 동아리들을 초청하여 축구 경기 외적으로도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고양의 관계자에 의하면 무료 관람은 미래를 봤을 때도 구단 발전에 전혀 득이 없다. 팬들은 돈을 주고 그에 맞는 컨텐츠를 즐겨야 하고, 구단은 그에 맞는 컨텐츠를 팬들에게 제공해주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긴다. 비록 리그는 K3 베이직이라는 아마추어 리그에 참가하지만 구단을 운영하는 사무국은 구단이 프로구단이라는 생각으로 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운영하다 보면 언젠가는 우리도 프로화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고양은 지역 내 우수 동아리들을 초청하여 하프타임 축하공연을 매 경기 진행하고 있다. 구단 사정에 맞게 걸그룹을 초청하진 못하지만 지역 내 고등학교 댄스 동아리, 댄스 아카데미 벨리 댄스팀, 어린이 치어 리딩 팀 등 지역 내에서 활동 중인 공연팀을 섭외하고 있다. 구단 차원에서는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비용이 들지 않고, 초청된 댄스팀은 수많은 관중 앞에서 공연을 할 수 있는 경험을 쌓게 되어 상부상조하고 있다.
풋살 대회를 열어드립니다~ 단, 경기 관람이 조건입니다.

고양은 지난 5월부터 지속적으로 홈경기 다음날은 지역 내 중고등학생들이 참가하는 맥파이 풋살대회를 열고 있다. 고양은 104만 도시이지만 청소년들이 마땅히 실력을 겨룰 메이저 대회가 없었다. 이들의 시원한 곳을 긁어주기로 구단은 마음을 먹었고 맥파이 풋살대회는 시작되었다.
풋살 대회의 참가비는 없다. 단, 고양의 홈경기를 관람하는 조건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관람료를 내고 축구를 관람한다. 이 아이들이 모두 고양의 팬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렇게 한번 두번 경기장을 방문하다 보면 언젠가는 고양의 팬이 될 수도 있는 미래의 고객들이기 때문에 구단은 맥파이 풋살대회를 지속적으로 홈경기 다음날에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리그 팬이라면 1,000명도 안되는 관중에 왜 이리 호들갑일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양의 위치는 K3리그이다. 선수 학부모들만 관중석을 채웠던 이전의 K3 리그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 고양시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제 막 시작된 고양의 이러한 움직임들이 앞으로 어디까지 발전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점차적으로 발전되어가는 하부리그의 움직임이 대한민국 축구 발전에 작은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